본문 바로가기
지구 있니?

[나무] 종이니깐 친환경이라구요?

by :밍 2021. 11. 1.

종이는 소비라는 측면에서 보면 친환경 소재이다.

 

 

다른 소재들(플라스틱, 실리콘, 비닐 등)과 비교했을 때 자연으로 돌아가 썩어 없어지는데 걸리는 시간도 현저히 짧고 100% 자연 분해가 되며, 재활용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플라스틱의 대체재로 종이가 각광받고 있고, 대기업들은 그 흐름을 따라 발 빠르게 

친환경; eco-friendly, 지속가능성; sustainability을 내세우며 플라스틱 1회용 제품을 종이 제품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보이는 친환경, 지구 지키기와 관련된 캠페인들을 보면 플라스틱 사용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종이 사용에 대해서는 오히려 거리낌 없고 권장을 한다. 한국의 시장 역시 똑같이 흘러가고 있다.

 

 

 

한동안 한국은 새벽배송으로 떠들썩했다.

그리고 지금은 일상화가 되었다.

 

편리함에 한번,

신선함에 한번,

신속함에 한번.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성공하지 않을 수 없는 기가 막힌 사업이다. 어마어마한 속도로 성장을 하게 되고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매일매일 신선하게, 샐러드 하나에 택배 박스 하나, 종이니깐 괜찮아.

 

 

 

로켓배송은?

일처리의 단순화와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로켓 배송 상품은 낱개로 미리 택배 포장을 해놓고 결제가 이루어지면 바로 출고시킨다.

  

그렇다면 복수의 상품을 결제할 경우는 어떻게 될까?

저번에 시켰던 과자가 너무 맛있어서 재주문을 하는 김에 5개를 주문했다 치자.

띵동! 내 과자!!!!!

현관문 밖을 나가 보면5개의 로켓 배송 박스가 산처럼 쌓여있을 것이고 그 박스를 열면 작고 소중한 과자 한봉지가 큰 박스에 덩그러니 들어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포장 이야기나 나와서 덧붙이자면 대다수의 택배 포장에 상당한 완충제가 사용된다.

스티로폼으로부터 시작해 에에캡,에어팩(?), 옥수수 완충제(?)...그리고 이제는 종이의 시대이다.

 

대표적인 예로 마켓 컬리의 'All Paper Challenge'.

사업의 특성상 신선식품, 파손 위험이 높은 제품들을 많이 취급하기에 완충제 사용을 많이 해왔고, 초창기에는 소비자들이 배송 퀄리티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안전히 제품을 수령하기만 하면 되니깐.

 

하지만 해가 지나갈수록 새벽 배송이 보편화됨에 따라 구매의 빈도수는 높아지고 이는 불가피하게 버려지는 비친환경 완충제 에 대한 죄책감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런 소비자들의 의견을 수렴, 마켓 컬리는 친환경 캠페인을 선보인다. 그런데 종이를 이렇게 마구마구 쓰는것이 정말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하고 All Paper Challenge라는 타이틀을 걸고 캠페인을 시작한건지.. 너무 묻고 싶다. (자꾸 안 좋은 예시를 마켓컬리로 들어서 죄송하다. 그렇지만 안좋은 예시의 좋은 예가 되므로 어쩔 수 없다.)

 

 

왜 이렇게 플라스틱 대체제로서의 종이 사용에 부정적이냐고?

왜냐하면 종이를 막연히 친환경 소재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종이=나무

나무는 천연 공기청정기 역할을 하는 지구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다. 종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 나무는 계속 베어져 나가고 있고, 재활용이 안되면 나무가 없어지는 속도, 숲이 사라지는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벌목은 산림 파괴의 직접적인 요인이다.

산에 오르면 공기가 다르다. 지구의 폐를 지키자. @ Garibaldi Mt.

 


 

종이 생산=에너지, 자원

어떤 물건이든 만드는 데에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종이를 생산하는 데에 들어가는 에너지는 플라스틱 비닐봉지 한 장 생산할 때 사용되는 에너지의 두배라고 한다.

 

 

 

<종이의 생산 재활용에 관련한 몇 가지 수치>

- 1kg의 종이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물의 양은 324L

- A4 한 장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물의 양은 10L

- 종이의 93%는 나무로 만들어진다.

- 1톤의 종이를 재활용하면 2,583.5L의 석유와, 26,500L의 물, 그리고 17그루의 나무를 살릴 수 있다. 

- 한 그루의 나무로 3명의 사람이 충분히 숨 쉴 수 있는 양의 산소를 생산해 낼 수 있다.

<The World Counts 발췌  https://www.theworldcounts.com/stories/paper-waste-facts>

 

 


 

그리고 또 다른 문제점은 아무리 종이로 만들어졌을지라도 재활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는 리서치를 읽게 되었다. 

 

Throwing Away the Future, published by Greenpeace in 2019, reports that several brands, including McDonald’s, Starbucks, Nestlé, and Nesquik, have proudly announced new cups, straws, or packaging made from paper. However, the report reveals that they have not truly considered the impact of the paper industry or the actual recyclability of this supposedly sustainable packaging. McDonald’s straws, for example, are incompatible with current recycling systems due to their thickness and the stickers they use.

2019년 Greenpeace가 출판한 Throwing Away the Future에 의하면 몇 가지 브랜드들; 맥도널드, 스타벅스, 네슬레, 네스퀵이 종이로 만들어진 컵, 빨대, 포장지를 사용하겠다고 자랑스럽게 발표했다. 하지만 이 리포트는 기업들이 실제로 종이산업의 (환경에 대한) 영향력이나, 지속 가능할 것이라 믿고 있는 종이 포장(제품)의 실제 재활용 가능성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맥도널드를 예를 들면, 종이 빨대의 두께와 같이 사용되는 스티커 때문에 이 종이 일회용 제품들은 현재의 재활용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뭐 재활용 안되면 어때.

어차피 종이는 썩어 없어지니깐 그냥 버리면 되지.

플라스틱처럼 환경에 나쁜 것도 아니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종이와 종이 일회용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무시하지 말기 바란다.

 

 

 

플라스틱에서 대체재로서의 종이의 재발견은 아주 훌륭하다. 하지만 종이 역시 길게 봤을 때 지금 추세로 간다면 환경에 있어서 지속 가능한 대안은 절대 아니라고 본다.

위의 수치들을 보면 종이 생산은 원래 물 사용량이 가장 높은 산업이고 이는 종이 재활용에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물뿐만 아니라 나무, 사용되는 에너지, 그에 따른 환경오염까지 생각해야 된다. 

 

종이라고, 썩어 없어질 것이라 괜찮다고 생각하는 순간 식목일에 심은 나무 한그루는 의미가 없어 질 것이다. 자라나는 속도보다 베어지는 속도가 빠르니깐.

 

안타까운 건 종이는 얼마나 소비하든 괜찮다는 무의식이 우리에게 아주 깊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테이크아웃 커피를 사면서 생각한다.

오, 이 집은 종이컵이네. 친환경 굳.

오, 뜨거운데 두 겹으로 해달라 해야지. 

오, 차가우니깐 컵홀더 두 개 달라해야지. 

 

그리고

친환경 이미지를 얻기 위한 마케팅,

그 친환경 마케팅에 걸려든 소비자,

착한 소비라 합리화되고 있는 현실

환경을 위한 선택이라 했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 않은..

 

친환경이 돈을 벌기 위한 수단,

마음의 가책을 덜 느끼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전락된 것 같아 씁쓸하다.

 

 

 

환경을 위해서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편의성을 포기하고 사용하지 말라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없이 어떻게 사나. 안 쓰고 어찌 사나.

하지만 조금 부족하게는 살 수 있다.

 

줄이자.

그냥 사용량을 줄여서 재구매 횟수를 줄이고,

그냥 필요 없는 것은 애초에 사지를 말고,

그냥 집에 있는 걸 들고 다니고,

그냥 미니멀리즘!!!!!!!

나도 하고 싶다 미니멀리즘!!!!

 

 

 

조금 더 사려 깊은 마음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지구를 지키는 마음으로

아껴서 쓰고,

적당히 쓰고,

이왕이면 다회용기를 쓰고,

분리수거 잘하고

 

이런 생각을 한번 하는 것만으로도

환경보호 한발 짝 다가섰다고 생각하고 싶다.

나 스스로.

 

 

종이 재활용이 가져다 주는 긍정적 영향

 

'지구 있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장의 포장] 과대포장, 낱개포장, 완충포장  (0) 2021.10.18

댓글